"데이터=기업가치"…中企 44곳 데이터 가치평가로 140억 투자금 조달

  • 2024-12-13


AI 시대 핵심 기업가치로 부상한 데이터…"데이터는 핵심 자산"

과기정통부, 작년부터 데이터 가치평가 실시 결과, 77개 기업에 768억 가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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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공지능(AI) 옥외광고 분석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 애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데이터 진흥주간' 행사에서 데이터 가치평가를 받았던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솔루션 개발사 '애드(addd)'는 지난해 57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게 주효했다.

 

애드의 핵심은 옥외광고 성과를 객관적 데이터로 측정하는 기술이다. 매체의 가시성을 파악하고 AI 카메라로 시청 인구와 시청률을 수치화해 매체의 광고 전달력을 분석한다. 애드는 보유한 데이터의 신빙성을 확보해야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 데이터 가치를 평가 받기로 했다. 애드는 지난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국내 최초 ‘데이터 가치 평가기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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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데이터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수익성 키워

 

데이터는 디지털 시대 핵심 자산이자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 적용되면서 데이터 활용 가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데이터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271513억원으로 2019년부터 5년간 연평균 12.7% 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8년에는 4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글로벌 주요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장 미국만 해도 '18년부터 '23년까지 데이터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16.4% 수준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일본은 12.2%.

특히 데이터는 성공적 AI 기술 구축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일찍부터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회사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익성이 19%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표 기업으로 여겨지는 넷플릭스만 해도 사용자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했고, 콘텐츠 제작 투자 결정에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시청률을 극대화하고 고객 유지율을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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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데이터 가치 객관적 평가 도입…데이터 신뢰성 ↑

 

정부는 이처럼 중요성이 커진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가치평가 제도를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실질적 가치를 인식하고, 데이터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가치는 데이터 생산, 유통, 거래, 활용 등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익에 대한 측정치를 말한다. 경제적 효익은 평가 목적이나 소유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로 데이터 가치는 사용자의 활용에 중점을 둔 사용가치를 의미한다. 데이터 가격은 판매자와 사용자가 시장의 물가, 인플레이션, 투입 비용 등을 고려해 합의한 교환가치를 의미한다.

 

데이터 가격은 원가, 경쟁, 고객,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동될 수 있어 가치와 가격이 반드시 일치 혹은 비례하지 않는다. 이에 데이터 가치평가를 통해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된 평가 기법 및 모델에 따라 데이터의 가액, 등급, 점수 등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데이터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또 이를 통해 건전한 데이터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며 ”데이터 가치평가는 데이터가 가진 경제적이고 전략적 가치를 입제척·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가치평가는 기술보증기금, 나이스디앤비, 신용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11월까지 총 115건을 접수 받아 77건의 평가를 완료했다. 평가액은 총 768억원에 이른다.

데이터 가치평가를 받는 가장 큰 목적은 '자금조달'의 목적이 가장 컸다. 조사를 신청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가 보증·대출을 받는데 평가 결과를 활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실제 중소기업·스타트업 44곳은 데이터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14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손해배상이나 개인·금융정보와 같은 데이터 유출 등에 대한 소송을 목적으로 가치평가를 받으려는 요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오케스트로 박소아 DX융합연구원장은 데이터 가치평가 제도와 관련해 "데이터 자산에 대한 신뢰성과 경쟁력 강화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신력 있는 데이터 가치 산출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가 나온다면 양질의 데이터가 시장에 공급되게 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산업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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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적 기업가치 평가 못 받았어도…데이터 가치평가 통해 투자유치

 

데이터 가치평가를 받은 기업들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57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애드의 이정민 이사는 "지난해 초 투자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았다. 이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에서 평가를 하면서 투자도 연계해 줬고, 이를 필두로 벤처캐피털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농업회사 씨더스는 올해 기술보증기금이 선정한 데이터 가치평가 우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씨더스 식물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자체 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신품종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추가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기보는 씨더스가 보유한 데이터가 활용가치가 높고 사업에 기여하다는 바가 크다고 판단했다. 씨더스가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 금액은 22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씨더스는 이 평가를 바탕으로 기보의 가치플러스 보증 상품과 연계해 161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정혜리 씨더스 부대표는 "기업가치 평가를 받기 전이라면 데이터 가치 평가를 먼저 받을 것을 추천한다"면서 "해외 투자 담당 임원이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에서 투자자 미팅을 했는데, 기업가치 평가를 아직 받지 않았지만 우리 기업의 가치를 데이터 가치평가를 활용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가치평가를 받을 때에는 계획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한 사례를 많이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기반 미디어 기술 기업 이모션웨이브는 데이터 가치평가를 통해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모션웨이브는 구축한 음악 생성 모델 데이터를 가지고 원격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피아노, 드럼, 기타와 같은 악기를 사람 없이 연주할 수 있다.

 

유사 서비스의 등장에 대응하고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가치평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백화점이나 공연장은 물론 초등학교 음악 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장순철 이모션웨이브 대표는 “유사 서비스 대비 회사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했고 데이터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외부에 설명해야 할 때, 기술 프로세스를 설명하기엔 다소 한계가 있었다”며 “가치평가 결과를 제시하는 게 유용하다. 특히 누적된 지적재산에 대한 정량적 평가로 재무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뉴시스 심지혜 기자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212_0002995199